중첩의 원리


파동의 중첩

파동은 교란되지 않는다.

마주오는 펄스형태의 파동 두 개가 만나게 되면 겹쳐지는 지역에서는 두 파가 합해져서 서로 교란되는 듯 보이지만 그 지역을 통과하고 나서는 아무일 도 없었던 것 처럼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는 두 파동이 만날 때 단순하게 파동량이 더해지기는 하지만 서로에게 본질적인 영향은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왼편과 오른편에서 서로 마주보고 달려오는 여러 형태의 두 파가 중앙에서 만나고 있다. 중앙에서 둘이 겹칠 때에는 두 파의 원형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파가 되지만 시간이 흘러 두 파가 분리되고 나면 원래의 파형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두 명이 긴줄의 끝을 마주잡고 각기 잠깐 흔들어 주어 마주보고 달려오는 펄스 형태의 파를 만들어서 이 파가 시간에 따라 진행하는 양상을 관측하여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바다의 파도가 방파제에 부딪혀서 반사가 되고 있을 때 방파제로 밀려오는 파도와 반사되어 나가는 파도가 서로 빠져나가고 나면 원래의 파형을 유지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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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고 달려오는 두 파동_ 왼편으로 움직이는 파동과 오른편으로 움직이는 파동이 가운데 지점에서 만나 파동이 합해지지만 그 영역을 벗어나게 되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지나쳐 버린다.


_ 파동량

중첩의 원리

앞 그림에서 처럼 마주보고 달려오는 두 파동이 공통으로 존재하는 영역에서는 서로 얽혀서 복잡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각각 따로 제 갈길을 가는 것은 파동의 기본적인 성질인 중첩의 원리(superposition principle) 때문이다. 중첩의 원리파동이 만족하는 파동방정식의 무수히 많은 물리적인 해의 적절한 조합도 해가 된다 는 파동방정식의 선형성에 기인하는 데 간섭, 회절 등 거의 모든 파동의 특징이 이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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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의 중첩의 원리_ '운동/정지' 버튼을 눌러 파동을 운동시키면 펄스 형태의 두 파가 각각 오른편과 왼편으로 운동을 하게 된다. 이들이 화면의 중앙 부근에서 서로 만나면 새로운 형태의 파동이 되지만 본질적으로 각각의 파동이 영향받지 않고 각각 제 갈길을 가게 된다. '+진행파, -진행파 성분보기'를 선택하게 되면 각각의 파의 요소가 분리되어 나타나며 중앙점에서의 파동량이 어떻게 합성되는가를 보여주게 된다. 적당한 시점에서 운동을 정지시켜 그 원리를 자세히 파악해 보자.

앞의 그림들에서의 오른쪽과 왼쪽으로 진행하는 각각의 파동함수를 $\Psi_1$, $\Psi_2$라 하면 $\Psi=\Psi_1+\Psi_2$인 파동함수도 파동방정식을 만족하게 되는 데다가 경계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Psi$가 바로 두 파가 합성 된 파의 파동함수가 된다. 따라서 시간이 흘러 파가 서로 분리되었을 때 합해지기 이전의 파형 $\Psi_1$, $\Psi_2$의 속성에 변함이 없는 것이다. 만일 서로 교란되고 이 교란된 것이 끝가지 영향을 미친다면 $\Psi_1$에 $\Psi_2$의 영향이 스며들어 $\Psi_1$이 $\Psi_2$의 적절한 함수 형태로 변경되어야 한다.

파동방정식의 선형성 - 중첩의 원리가 성립하는 근원

$\Psi_1(\vec{r}, t)$과 $\Psi_2(\vec{r}, t)$가 다음의 파동방정식을 만족한다고 하자. \[ \frac{\partial^2 \Psi}{\partial x^2} + \frac{\partial^2 \Psi}{\partial y^2} + \frac{\partial^2 \Psi}{\partial z^2} = \frac{1}{v^2} \frac{\partial^2 \Psi}{\partial t^2} \] 이 방정식은 수학적으로는 선형이기 때문에 두 해 $\Psi_1$와 $\Psi_2$를 임의의 비율로 더한 $c_1\Psi_1+c_2\Psi_2$도 이 파동방정식의 해가 된다. 둘뿐만 아니라 모든 해를 이렇게 더하여도 마찬가지로 해가 되는 데 이렇게 상수의 비율로 더하는 것을 선형결합(linear combination)이라 한다. 즉 $n$개의 해가 $\Psi_1(\vec{r}, t), \Psi_2(\vec{r}, t), \cdots , \Psi_n(\vec{r}, t)$가 파동방정식의 해라면 다음과 같이 이들 모두를 선형결합한 함수도 해가 된다. \[ \Psi(\vec{r}, t) = c_1 \Psi_1(\vec{r}, t) + c_2 \Psi_2(\vec{r}, t) + \cdots + c_n \Psi_n(\vec{r}, t) = \sum_{i=n} c_i \Psi_i(\vec{r}, t) \] 이렇게 특정한 해, 즉 특수해를 다 결합해서 모든 가능한 해를 다 만들 수 있을 때의 특수해의 집합은 완전하다(complete)고 하며, 보통 이들은 무한개이다. 만일 양자역학파동함수처럼 기본적으로 복소수파동함수라면 각각의 결합비율을 결정하는 $c_1, c_2, \cdots, c_n$은 복소수이다. 혹은 보통의 역학적파동이나 전자기파처럼 실수의 파동함수라도 복소수로 확장해서 취급하는 경우에도 이들 계수는 역시 복소수일 수 있다.

중첩의 원리의 한계

중첩의 원리가 깨어지는 한계에서 새로운 물리가 태동되고 있다. 파동의 진폭이 작다면 중첩의 원리는 잘 만족되지만 진폭이 커지면 중첩의 원리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한 파동의 진폭이 매우 커져서 매질의 본성이 변해 버린다면 거기를 지나가는 다른 파동의 본성을 제대로 유지 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매질의 본성이 유지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용수철을 너무 잡아늘이면 탄성을 잃어버려서 진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또한 그 한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그 조건에 가까워 지면 훅의 법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서 진동의 모양이 정현파의 조화진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과 유사한 일이 파동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즉 파동방정식은 작은 진동의 조건에서만 선형으로 중첩의 원리가 잘 성립하고, 진폭이 커지면 중첩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비선형이 된다. 이러한 영역에서 새로운 물리적인 현상이 많이 생겨나기 때문에 최근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선형의 물리에 비해서 난해하다.


_ 파동방정식의 해_ 훅의 법칙_ 조화진동_ 양자역학_ 파동함수_ 전자기파_ 경계조건_ 파동량_ 복소수_ 진폭_ 회절_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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